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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베일에 가렸던 미지의 땅, 모곡에 첫발을 내딛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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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색보석의 왕은 단연코 루비라 할 것이다. 그 중 최상의 컬러와 품질을 일컫는 말인 피전 블러드(Pigeon’s blood)의 보고인 미얀마의 모곡은 가장 대표적인 루비 산지 중 한 곳이다. 이미 세계 시장에서는 가열, 비가열의 구분뿐 아니라 산지에 대한 중요성과 그에 상응하는 가치를 인정하고 있는 것이 일반적이다. 보석 감정원은 연마된 이후의 보석들에 대한 감별 결과를 얻기 위해 직접 산지를 탐방하곤 한다. 이를 통해 지질학적인 환경 조사와 현지 광산 샘플들을 직접 연구함으로서 보다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있다. 이에 본지는 산지에 대한 정보제공의 측면으로 (주)한미보석감정원의 정영수 감별팀장이 버마 루비 산지인 모곡을 직접 탐방해 보고 느낀 것들을 소개하는 코너를 마련했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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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서남부에 있는 미얀마는 한반도의 약 3배 면적에 인구는 2016년 현재 약 5,600만 명이다. 국민의 90%가 불교도이며 공용어는 미얀마어다. 1885년부터 1948년 초까지 영국의 지배를 받았다. 사회주의로 중앙 계획 경제체제를 택하고 있는 개발도상국으로 산업은 대부분 국영화되어 있으며 경제는 주로 농업과 무역에 기초를 두고 있다. 필자가 개인적으로 가장 다녀오고 싶었던 광산 중 하나가 바로 모곡 지역의 광산이었다. 불과 몇 년 전 까지만 해도 가고 싶어도 갈 수가 없었던 곳이었기에 더욱 설레던 탐방이었다. 미얀마의 제2의 도시라 할 수 있는 만달레이(Mandalay)와 샨(Shan)주의 경계에 위치한 모곡은 미얀마의 대표적인 보석 광산 지대이다.

소위 ‘피전 블러드(비둘기의 핏빛: Pigeon’s blood)’로 불리는 미얀마산 루비는 세계 최고의 품질로 지금까지도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모곡은 만달레이에서 북쪽으로 약 200km 떨어진 해발 1,500m의 고지에 위치해 있다. 주변이 높은 산으로 둘러싸여 있고 천연 자원이 많은 것으로도 유명하다. 주변에 유명한 비취 광산이 많으며 루비와 사파이어, 금 광산도 주변에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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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매우 일정하고 온화한 기후를 지니고 있으며, 모곡 지역이나 근방의 지역 사람 대부분은 미얀마 다수민족인 바마르(Bamar)인이며 그밖에 인도인, 중국인, 카렌족(Karen), 구르카족(Gurkhas) 등이 거주한다. 바마르인은 먼 옛날 티벳과 중앙아시아에서 내려온 사람들로서 동아시아인들과 용모가 흡사한 사람들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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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달레이 아마라푸라(Amarapura)에 있는 세계 최대의 비취 파고다(Jade Pagoda)가 뒤로 보인다. 탑 전체가 비취 조각과 판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이 탑에 사용된 비취의 가치는 약 170억원에 이른다고 한다. 입구에서 부터는 맨발로 입장해야만 했다. 미얀마에서 사원이나 파고다를 방문할 때는 반드시 맨발로 입장해야 하는데 그 이유는 발 밑에 있는 하등 동물을 함부로 밟지 말고 부처님이 수행 시 맨발로 다녔다는 걸식수행의 의미로 부처님 방식대로 따라가야 한다고 한다.

모곡은 미얀마 최고의 보석 산지이다 보니 국가적으로 통제를 하고 있는 지역으로 그간 외국인 여행자의 출입을 허가하지 않는 금단의 지역이었지만 2013년 5월부터 미얀마 정부에서 공식적으로 모곡 지역의 외국인 여행을 허가했다. 그러나 전면적인 허가는 아닌 조건부 허가로 모곡의 방문 허가 조건을 보면 첫째는 3주 간의 체류 허용, 둘째는 공식 가이드를 대동하고 특별 허가증을 미리 받을 것 등이다.

필자는 태국 GIT 2016 국제학술대회 사전행사의 일환으로 참가하게 되어 4박 5일간 모곡을 탐방하게 되었다. 지금까지 국내에서 미얀마 모곡 지역의 탐방에 대한 보고나 사례가 없었기에 금번 탐방을 계기로 국내에 처음 소개하게 되어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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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을 경유하여 미얀마 만달레이 공항까지 비행시간만 총 8시간이 소요되는 장거리 여정이었다. 도착한 만달레이 공항은 작고 소박한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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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얀마로 가는 직행 항공편이 없어서 방콕을 경유하여 미얀마의 만달레이로 출발하는 태국 항공사의 항공기를 탑승했다. 탑승객들 대부분이 현지인들이 많을 것이라 생각했으나 절반 이상의 탑승객들이 중국인, 유럽인과 미국인 그리고 인도인 등 다양한 인종의 사람들이었다. 그 이유에 대한 궁금증이 생겨 물어보니 평소에도 현지인보다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많다고 한다. 열악한 환경에 있는 미얀마를 관광하는 이유가 잘 납득되지 않았으나 도착하여 미얀마인들을 대하고보니 그러한 생각이 잘못된 생각임을 알게 되었다. 앞으로는 미얀마가 동남아의 새로운 관광지로 주목받을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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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달레이에서 모곡으로 향하던 중 조그만 휴게소에서 만난 소녀. 미얀마 사람들의 첫인상은 대부분 순박해 보였다.

미얀마는 전 국토에 걸쳐 4백만 기의 불탑이 세워진 세계 최대의 불교국가다. 당연히 미얀마 여행에서 파고다를 빼놓을 순 없지만 불교사원 순례 그 이상의 힐링을 맛보기에도 더없이 충분할 것으로 여겨졌다.

미얀마의 만달레이 공항은 국내의 인천공항에 비할 수 없을 정도로 그 규모가 작다. 비록 공항은 작지만 친근하면서도 소박한 모습이었다. 입국 심사를 마치고 공항 출구로 향하니 미얀마 보석주얼리협회 회장과 보석과 주얼리에 종사하는 업계인들이 미얀마 전통의상을 입고 환영해 주는 작은 이벤트를 준비하였다. 순수한 아이와 같은 웃음으로 장미꽃 한 송이를 전해주는 그들의 모습에 처음 밟아보는 낯선 땅이었지만 그동안의 긴장감과 피로함을 한순간 잊게 해 주는 고마운 시간이었다.

숙소에 도착하기 전 만달레이에 있는 웨이라우사나 파고다(Weirawsana Pagoda)를 방문하였다. 이 곳은 세계 최대의 비취 파고다(Jade Pagoda)가 있는 곳이다. 높이는 총 40m로 가까이서 살펴보니 웅장함 그 자체였다. 건축을 위한 공사비를 제외하고 이 탑에 사용된 순수 비취 조각들의 가치는 총 1천 5백만 달러(약 170억)에 이른다고 한다.

들어서는 입구에서 신발을 신고 입장할 수 없다는 말에 양말까지 벗고 맨발로 입장했다. 한편에는 신발을 보관하는 낡은 신발장이 비치되어 있었다. 입구에서 100m 정도 안쪽으로 들어서니 각양각색의 비취가 전체를 둘러싸고 있는 높은 탑이 눈앞에 나타났다. 그렇게 많은 비취가 탑 장식에 사용되었다는 것 자체가 경이로웠다. 미얀마는 루비뿐만 아니라 비취의 주산지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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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취 파고다 입구 주변에 있는 노점상들 실제 이곳에는 비취 팔찌도 있었으나 대부분 비취 유사석들이 많았다. 인조 유리를 비롯하여 수정, 염색 수정, 칼세도니 등이 진열되어 있었다. 그러나 이 모두를 천연 비취라고 말하며 판매하고 있었다.

흔히 우리가 상업명으로 ‘중국비취’라고 업계에서 거래되고 불리는 것은 미얀마산 비취가 중국으로 넘어가 중국에서 대부분 가공, 연마되어 유통되기 때문이다. 미얀마에서는 열악한 환경으로 인해 연마 산업이 발달하지 못하여 비취를 전통적으로 선호하는 중국으로 유입되어 대부분 상품화된 것이다. 물론 지금은 예전과는 다르게 비취 연마 산업도 점차적으로 발전하고 있다고 한다. 아무튼 거대한 탑을 보며 다시 한 번 비취의 본 고장을 체험하고 있다는 것에 매우 흥분됐다.

한편 입구 주변으로는 다양한 형태의 팔찌와 목걸이 그리고 그 밖의 장식품을 진열하여 판매하는 곳이 있었다. 그런데 가만히 살펴보니 비취는 거의 찾아볼 수 없고 대부분 인조유리나 수정류 그리고 칼세도니 종류들이였다. 탑을 둘러싼 웅장한 천연 비취의 위엄과는 달리 비취 유사석을 판매하는 모습에 왠지 모르게 안타까움이 밀려왔다.
둘러보던 중 모조나 유사석이 아닌 천연 비취 팔찌 하나가 필자의 눈에 띄었다.
 
필자가 관심을 보이며 판매가를 물어보니 정말 터무니없이 저렴한 가격을 제시하였다. 비취 팔찌를 처음엔 2달러에 판매한다고 하더니 필자가 사려는 의지가 없어보였는지 또 다시 1달러에 판매하겠다고 하는 것이었다. 정말 천연비취를 인지하고 판매하려던 건지 아니면 비취가 아닌 모조로 인식해 그러한 터무니없이 싼 판매가를 부르는지는 현지어라 말이 통하지 않아 알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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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달레이 시내에는 차량에 대한 신호등은 있으나 보행자를 위한 횡단보도는 없었던 것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또한 만달레이 시내를 조금만 벗어나면 중앙선은 물론 차량을 위한 신호등조차 없었다.

비취 사원의 방문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 한 가지 이상한 점이 발견됐다. 도로 상태가 좋지 않고 시골길이었지만 아무리 살펴보아도 차량을 위한 신호등이 보이지 않는 것이었다. 그래서 현지인에게 물어보니 큰 도시 아니면 신호등은 찾아볼 수 없다고 한다.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소도시를 지나게 되면서 신호등이 간혹 보였으나 이 역시 한참을 지나야 보일 정도로 매우 적었다. 아무튼 필자에게는 매우 인상적인 도로였다. 또한 미얀마의 큰 도시에서도 길거리엔 차량을 위한 신호등은 있지만 횡단보도가 없기 때문에 눈치껏 무단횡단으로 길을 건너야 한다고 한다. 혹시 미얀마 여행을 다녀올 계획이 있으신 분들은 참고가 되었으면 합니다.

# 저녁에는 같이 동행한 미얀마인, 중국인, 홍콩인들과 식사를 하게 되었는데 한국에서 왔다고 하니 의외로 매우 친근하게 다가와 주었다. 알고 보니 그러한 이유는 바로 한류문화였다. 언론에서 또는 연예가 뉴스에서 한류에 대한 이야기는 많이 보고 들었지만 막상 직접 외국인들에게 들으니 한류가 미치는 영향이 정말 대단함을 알게 되었고 한국인이라는 자부심마저 느끼게 되었다.

각기 다른 나라였지만 한참 동안 국내의 유명한 배우나 영화, 드라마 이야기로 꽃을 피웠다. 특히 미얀마에서는 TV에 고정으로 다양한 한국 영화나 드라마가 방영되고 있다고 한다. 또한 과거 한국에 미제가게가 있었듯, 만달레이 등 대도시에도 꽤 큰 규모로 한국가게가 있고 대형마트에도 한국제품 진열대가 따로 있을 정도라고 한다. 그리고 한국의 대표적인 음식인 김치도 한국을 좀 더 알고 느끼고 싶어 사먹는다고 하니 정말로 한류가 아시아 중심에 있음을 다시 한 번 느끼게 되는 시간이었다. 또한 미얀마에서는 한국말 중 ‘자기야’, ‘오빠’, ‘사랑해’를 모르는 국민이 없을 정도로 한국말에 친숙하다고 한다.

# 모곡으로 출발하기 위해 오전 일찍 만달레이의 숙소에서 짐을 꾸려 나왔다. 그런데 숙소 앞에서 우연히 한국 사람을 만나게 되었다. 그는 만달레이에서 축산 전시회가 열려 주최 측의 초청으로 방문했다고 한다. 낯선 이국땅에서 고국 사람을 만나니 매우 반가웠다. 그는 평소 미얀마 방문이 많았던 탓으로 미얀마에 대해서 많은 것을 알고 있었다. 미얀마인들은 천성적으로 순박하고 친절한 성품을 지니고 있으나 자존심이 강한 민족이기 때문에 자존심을 상하게 하는 행동을 자제하라는 충고를 하였다.

그는 미얀마 국민들은 외향적이기보다는 대체적으로 내성적이고 본인의 감정을 잘 표현하지 않는 편이며 연장자를 공경하고 직선적으로 잘못의 지적에는 마음의 상처를 받는 자존심이 강한 사람들이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지적할 사항이 있을 때는 직설적인 방법보다는 우회적으로 부드럽게 지적하는 것이 효과적이란 말을 전하기도 하였다. 그리고 머리 만지는 것을 금기시하기 때문에 귀여운 어린이라 할지라도 머리를 만지면 싫어한다고 한다. 미얀마 사람들은 체면을 중시하고 인간의 기본적인 도리를 지키는 것을 사회적으로 중요하게 여기는 민족이라고 한다.
몸집이 왜소하고 천진난만한 미소 때문인지 미얀마 사람들은 대체로 조금 약해 보인다. 돌아다니면서 체격이 큰 사람은 많지 않았다. 그렇지만 알고 보면 미얀마 사람들은 절대 약하지 않다. 역사를 살펴봐도 많은 왕조가 세워지고 무너졌지만 실제로 각 왕조가 흥했을 때는 누구보다 강한 왕국의 힘을 가졌었으며 주변국들에는 공포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이런 이유로 미얀마 사람들은 자신들의 역사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하다. 오랫동안 닫아두었던 문을 열기 시작한 미얀마, 그곳에선 아직 꽃보다 사람이 아름다웠다.
 
* 미얀마를 같이 동행했던 「보석과 사람」 오상필 대표의 빠른 쾌유를 빕니다.
* 사진제공/ (주)한미보석감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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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영수/ (주)한미보석감정원 감별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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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16-12-13 14: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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