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집 키워가는 해외 명품 주얼리 브랜드
명품 열기 속 주얼리 수입량 역대 최대
역대 상반기 최대 수입액 기록, 이탈리아·프랑스 56%
럭셔리 열풍 속 젊은 층 주얼리 구매 증가
명품백에서 시작된 코로나 19 보복소비 흐름이 주얼리로 확산되고 있다. 계속되는 가격 인상과 재고 부족에도 오픈런이 지속되고 있다. 모든 지표와 정보가 럭셔리 수입 브랜드의 상승을 가리키고 있다.
최근 월곡연구소가 발표한 리포트에 따르면 2021년 상반기 백화점 3사의 럭셔리 주얼리·시계 매출액은 평균 68.5% 증가했으며, 귀금속제 주얼리의 수입액은 작년에 이어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2011~20년 10년 동안 주얼리 수입이 연평균 12.4% 증가한 반면, 국내 주얼리 시장 규모와 주얼리 수출액이 연평균 0.2% 증가한 것과는 상반된다.
럭셔리 주얼리 브랜드에 대한 관심과 매출 증가는 주얼리 카테고리에 대한 긍정적인 이슈로 해석할 수 있으나, 내수 업계에는 반가운 뉴스가 아니다. 이 추세는 보복 소비, MZ 세대의 소비 과시, 신혼부부의 예물 구매 등을 주요 원인으로 보고 있다.
럭셔리 수입·하우스 브랜드는 적극적·공격적인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어 하반기에도 럭셔리 수입 브랜드의 열기는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 럭셔리 시장 규모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2020년 세계 럭셔리 매출이 전년 3,544억 달러보다 19% 줄어든 2,869억 달러를 기록했으나, 국내 가방·지갑·주얼리·시계 등 럭셔리 매출은 전년 125억 1,730만 달러보다 0.1% 하락한 125억 420만 달러(약 14조 9,966억 원)을 기록했다.
한국의 럭셔리 매출은 2019년 8위인 125억1,730만 달러에서 지난해 독일을 제치고 한 계단 상승하여 7위를 기록했으며, 5위인 영국과 6위 이탈리아와의 격차도 크게 좁혔다.
#유통업체 상품군별 매출 동향(2020-21)
산업통상자원부의 유통업체 매출 동향 자료에 따르면, 사회적 거리 두기로 인한 외출 자제·다중이용시설 기피로 인해 의류 판매가 큰 폭으로 줄어, 백화점 전체 매출이 하락했음에도 불구하고, 2020년 백화점의 상품군별 매출에서 해외 유명 브랜드가 차지하는 비율은 전년 대비 3.3%p증가한 30.0%로, 전체 8개의 제품군에서 1위를 차지했다.
2021년 상반기 주요 유통업체 매출은 오프라인(8.6%) 부문과 온라인(16.1%) 부문이 모두 성장세를 유지하며 전년 대비 12.1% 증가했다.
오프라인 채널 중 코로나 19 영향에 대한 기저효과와 잠재된 소비심리의 표출에 따라 백화점을 중심으로 매출이 증가했다.
해외 유명 브랜드(31.5%)와 골프 관련 상품(아동/스포츠 17.0%)의 판매 호조를 비롯해 전 상품군의 매출이 증가해 전체 매출 12.8% 성장했다. 특히, 전년 동월 대비 백화점의 해외 유명 브랜드는 45.0% 증가했다.
이 중심에는 주요 소비층으로 떠오른 MZ세대((1980∼2000년대생)가 있다. 이들 사이에서 부를 과시하는 ‘플렉스(flex)’ 문화가 확산되며, 럭셔리 소비에 적극 뛰어든 것이 매출 상승을 불러일으키면서 20년 후반기부터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
백화점 3사에 따르면, 2020년 ‘2030 매출 비중’은 롯데 45%, 신세계 51%, 현대백화점이 30% 를 차지했다. 올해 상반기에도 2030세대의 매출 신장률은 롯데가 61%, 현대백화점이(1~5월) 70% 증가했다.
명품백에서 시작된 플렉스 소비 열기가 주얼리로 확산되면서, 21년 상반기 신세계 백화점의 럭셔리 주얼리&워치의 매출은 65.5% 증가, 롯데 백화점의 주얼리(해외보석)는 52.5%, 현대백화점의 수입주얼리는 87.4%가 증가했다.
주요 백화점에서는 주얼리·시계를 찾는 고객의 수요를 반영하여, ‘럭셔리 워치·주얼리 페어’를 진행하는 것은 물론 최근 1층 중심으로 주얼리 매장을 전략적으로 교체하는 대대적인 MD 개편을 진행했다.
#한국 럭셔리 주얼리 시장 규모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한국 럭셔리 주얼리 시장 또한 10년간 꾸준한 상승세를 이어오고 있으며, 2020년에는 전년 대비 0.5% 증가한 약 2조 원을 기록했다.
주얼리의 수입액이 10년 동안(2011~20) 연평균 12.4% 성장하는 동안 수출액은 0.2% 증가하였다.
2011년 대비 수출액은 2.1% 증가한 반면, 수입은 222.4 % 증가했다. 2020년 기준 주얼리 수입액은 5억 8,211만 달러, 한화 약 687억 원이다. 이 수입액을 기준으로 수입 주얼리 시장을 추정해 보면 약 1조 4천억 원 규모로, 이는 전체 주얼리 시장(5조 4천억 원)의 약 25%를 차지한다.
무역협회에 따르면 2021년 상반기 HS 7113 주얼리 수입액은 4억 5,114만 달러로 통계 작성 이래 상반기 사상 최고치 수입액을 달성했다. 이 액수는 작년 동기 대비 74.3%가 증가했으며 2020년 전체 수입액의 77.5%에 달한다.
국가별로 살펴보면 전년 상반기 대비, 이탈리아가 113.3% 증가한 1억3천3백만 달러, 프랑스가 57.0% 증가한 1억1천6백만 달러, 미국이 52.0% 증가한 7천4백만 달러, 스위스가 81.3% 증가한 6천4백만 달러를 기록했다. 상반기 주얼리 수입의 56%는 프랑스와 이탈리아 제품이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럭셔리 주얼리 브랜드 매출 동향
국내에 진출한 럭셔리 브랜드별 매출 현황을 살펴보면, 주요 브랜드 3사(리치몬트 코리아, 티파니 코리아, 불가리 코리아)의 매출액은 각각 ▲8,639억 원 ▲2,354억 원 ▲1,840억 원을 기록했다.
메인 3사의 매출액은 코로나로 타격이 심했던 2020년 기준으로 전년 대비 평균 16% 감소했다. 그러나 매출 감소에도 불구 티파니 코리아를 제외한 리치몬트 코리아, 불가리 코리아의 영업이익은 각각 741억 원(21%), 837억 원(96%) 증가했다.
쇼메와 부쉐론 코리아는 매출액 규모가 메인 3사에 비해서느 낮지만 전년 대비 매출이 25.3%와 59.7%로 성장했고 영업이익은 무려 110%와 104% 씩 증가했다.
결론적으로 티파니를 제외한 4개 브랜드의 영업이익은 증가했다. MZ세대의 보복 소비뿐만 아니라, 예물 주얼리 수요가 몰리면서 계속되는 가격 인상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 증가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전통적인 내수 예물 시장의 침체와는 정반대의 행보를 보이고 있다.
#수입 럭셔리 주얼리 브랜드 대응
코로나 19의 여파로 비대면 소비가 확산되고 있지만, 소비자들은 여전히 럭셔리 제품을 구매하기 위해 재고 부족에도 제품 구매를 위한 ‘오픈 런’을 강행하고 있다. 이에 따라 럭셔리 브랜드들은 온라인에서 명품을 구매하는 것이 익숙한 MZ세대의 접근성과 편의성을 높이고, 지역고객들의 확보를 위해 럭셔리 커머스로 유통채널을 확대하고 있다.
주로 자사 몰을 오픈하거나 온라인 플랫폼에 입점하는 추세이다. 주얼리 브랜드에서도 이러한 흐름이 보인다. 티파니 코리아는 2020년 12월 카카오톡 온라인 몰을 통해 처음으로 정식 온라인 판매를 시작했다.
까르띠에는 2020년 5월, 국내 첫 공식 온라인 부띠끄를 런칭했다. 매장을 찾은 것과 동일한 패키지와 사후관리를 중시하는 면이 눈에 띈다.
주얼리의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고급 패션 의류나 가죽 제품을 취급하던 럭셔리 패션 하우스 브랜드로 불리는 이른바 샤넬·루이비통·구찌 등이 패션 주얼리 뿐만 아니라 파인 주얼리까지 강화하고 있다.
패션 주얼리의 경우 브랜드의 시그니처 로고가 돋보이는 트렌디한 상품 구성과 다양한 아이템으로 무장하여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으로 MZ세대의 수요를 반영, 매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파인 주얼리도 예외는 아니다.2020년 샤넬 코리아의 시계와 파인 주얼리 매출액은 19년 대비 약 5배 증가했으며, 루이비통은 갤러리아에 주얼리 상품만으로 팝업스토어를 열었다.
구찌는 새로운 주얼리 라인을 공격으로 출시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18K 골드와 다이아몬드 등이 세팅 된 ‘링크 투 러브’를 선보였다.
최근 들어 상승폭이 커지는 남성의 수요에 럭셔리 브랜드와 백화점은 2030 남성을 타겟으로 제품 라인을 확장하거나 전문 매장을 오픈하는 등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불가리는 남성 전용 매장을 갤러리아 백화점에 오픈했으며, 티파니에서는 남성용 약혼 다이아몬드 반지 컬렉션을 런칭했다. 하나의 보석을 주제로 하는 솔리테어 링은 1886년 이래 약혼 반지로 인기를 누려왔지만, 티파니가 남성을 염두에 두고 디자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럭셔리 주얼리 브랜드 전망
코로나 확산세가 꺾이지 않은 현 시점에서 일반 소비층까지 확장되는 보복 소비, MZ 세대의 소비 트렌드 확산 그리고 웨딩 예물 수요의 증가세까지 2021년 하반기에도 수입 주얼리 브랜드의 상승세는 계속될 것으로 전망한다. 앞으로의 국내 내수 업계의 대응이 주목된다.
자료제공/ 월곡주얼리산업연구소
정재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