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렉산드라이트를 닮은 보석

줄타나이트(Zultanite)

:컬러 체인지 다이어스포어(Color change Diaspore)

최근에는 조금 뜸한 감이 있지만 필자가 소속된 감정원에 4~5년 전부터 ‘줄타나이트(Zultanite)’라는 보석이라며 의뢰하는 고객들이 많았다. 

일광과 백열광하에서 색의 변화가 있는 이른바 컬러 체인지 효과(변색효과)가 있는 이 보석은 국내에서는 잘 알려지지 않은 보석이지만 국제 보석시장에서는 종종 거래가 이루어지는 보석이다. 

그런데 실제 검사를 해보면 천연 줄타나이트와는 화학적, 물리적 성질이 전혀 다른 변색효과만을 모방한 인조유리가 대부분이었다. 

아마도 당시 줄타나이트의 인기가 높아짐으로 인해 이와 같은 모조석들도 같이 증가했던 것으로 생각된다.

자 그러면 줄타타이트란 보석은 무엇일까?

이 줄타나이트(Zultanite)는 컬러 체인지(color change) 효과(변색효과)가 있는 다이어스포어(Diaspore)의 상업명이다. 많이 생소한 보석이지만 해가 갈수록 국제 보석시장에서는 선호도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따라서 이번 호에는 이러한 변색효과가 있는 다이어스포어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다이어스포어(Diaspore)의 화학식은 AlO(OH)로 수산기를 가지고 있는 산화광물이다. 다이어스포어란 이름은 불꽃을 대면 결정들이 쪼개지는 성질을 나타내는 그리스어 ‘Diaspora’로부터 유래되었다. 

이 광물은 변성암 내에서 변성광물로 산출되거나, 열수변질 산물 또는 풍화잔류광물로서 보크사이트(Bauxite)와 수반되어 산출되기도 한다.

이 다이어스포어는 1801년 러시아 우랄산맥에서 처음으로 발견되었다. 투명은 드물고 흔히 반투명 또는 불투명광물로 산출된다. 모스 경도는 6.5~7 정도이며, 굴절률은 1.730~1.752, 비중은 3.39이다. 결정형을 나타내는 것은 한 방향으로 완전한 쪼개짐(劈開)이 있고 광택은 유리광택을 띈다.

▲줄타나이트는 일반적으로 내포물 없거나 적다. 사진은 침상 내포물과 액체 내포물이 관찰되고 있으며(가운데 20X), 다른 보석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복굴절률이 커서 확대 검사 시 더블링(Doubling)이 쉽게 관찰된다(오른쪽 15X).

터키석하면 떠오르는 나라가 바로 동서양의 문화가 충돌하는 터키(현 튀르키예)다. 그러나 지난 펙톨라이트(Pectolite)를 연재할 때에도 언급이 되었지만 정작 터키석은 터키에서 산출되는 보석이 아니다. 튀르키예(터키)에서는 이렇다 할 보석의 산출이 알려져 있지 않았었다.

그러나 몇 년 전부터 보석업계에 혜성처럼 등장한 줄타나이트(Zultanite)는 바로 튀르키예의 아나톨리아(Anatolia) 지역에서만 유일하게 산출되는 보석으로 1970년대에 처음으로 산출되었다고 알려져 있다. 

사실 이 보석의 이름은 이 돌을 생산하던 광산주인 무라트 아크군(Murat Akgun)이 오토만(오스만) 제국의 황제들을 기려 붙여진 것이다. 이 보석은 이제 튀르키예의 자랑이기도 한 보석이다. 

아마도 이 보석이 옛날에 알려졌다면, 오늘날 이스탄불에 있는 오토만 제국이 만든 톱카프 궁전에 소장된 제왕들이 소지하였던 보석을 전시하고 있는 보석박물관의 수장품 목록이 지금과는 달라졌을 것이다.

이 줄타나이트의 색의 변화는 크리소베릴(Chrysoberyl)의 변종인 알렉산드라이트(Alexandrite)만큼 뚜렷하게 변화되지는 않는다. 

▲일광하(왼쪽)에서의 색과 백열광하(오른쪽)에서의 색의 변화를 볼 수 있는데, 알렉산드라이트처럼 변색 효과가 뚜렷하지는 않지만 조명에 따른 변색효과는 쉽게 느낄 수 있다.

다시 말해 일광(daylight)에서는 밝은 녹청색(light greenish blue) 또는 녹갈색(greenish brown)을 띠지만, 백열광(incandescent)하에서는 갈색을 띤 분홍색(brownish pink)을 띠는데 그 변화가 뚜렷하지는 않다. 

그러나 이 정도의 변화만으로도 보석 수집가들이나 보석 애호가들은 이 줄타나이트에 매우 열광한다. 실제로도 다이어스포어 중 이러한 변색효과를 지닌 스톤은 그렇지 않은 보석에 비해 훨씬 고가로 거래되고 있다. 

이와 같이 줄타나이트가 귀한 대접을 받는 여러 가지 이유 중 하나는 연마가 매우 어렵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숙련된 연마사라 해도 이 스톤의 변색효과를 완벽하게 나타내기는 그리 쉬운 일은 아니라고 한다. 

또한 줄타나이트는 한 방향으로 평행한 완벽한 벽개가 발달되어 있어, 연마하기가 어려울 뿐만 아니라 연마 시 거의 80~90% 이상에 해당되는 원석의 손실이 따르는 경우도 있다. 

게다가 컬러의 완벽한 변화를 나타낼 수 있도록 결정학적으로 어느 면을 어떤 방향으로 어떻게 연마해야 하는가를 선택하는 일은 최고의 연마사만이 할 수 있는 일이기도 하기 때문에 희소하면서도 가치가 매우 높다.

■글/ 정영수

(주)한미보석감정원 감별이사. GIA-GG. M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