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첸차오로에서 열린 100주년 총회서 최종 확정
랩그로운·랩크리에이티드 표현 블루북에서 제외
세계보석연맹(CIBJO)이 합성 다이아몬드를 지칭하는 국제 표준 용어를 ‘합성(synthetic)’으로 통일하기로 결정했다. 총회 마지막 날인 지난 7일(현지시간) 정기총회와 이사회가 개정안을 확정했다. 국제 표준집인 블루 북(Blue Book)에서 ‘랩그로운(laboratory-grown)’과 ‘랩크리에이티드(laboratory-created)’표현은 제외된다.
CIBJO는 1926년 파리에서 출범한 국제 보석·귀금속 연맹이다. 총회는 회원국 대표들이 모여 블루 북에 담긴 분야별 국제 표준을 논의하는 자리이며, 올해는 창립 100주년을 맞아 이탈리아 비첸차에서 4일부터 7일까지 열렸다.
합성 다이아몬드는 천연 다이아몬드와 화학 조성·결정 구조가 같지만 인공적으로 제조된 제품이다. 초고온·고압(HPHT) 또는 화학기상증착(CVD) 공정으로 만들어지며, 가격은 천연석보다 낮다. CIBJO는 2010년 '랩그로운'과 ‘랩크리에이티드’를 ‘합성’과 함께 공식 용어로 인정했는데, 이번 총회에서 16년 만에 표기를 다시 정리했다.
절차는 순서대로 진행됐다. 다이아몬드 위원회는 2025년 10월 파리 총회에서 용어 재검토를 권고했고, 1년간의 논의를 거쳐 지난 7월 개정안을 의결했다. 지난 6일 다이아몬드 위원회와 유색보석 위원회가 각각 표결했고, 7일 정기총회와 이사회가 최종 확정했다.
연맹은 결정 배경으로 과학적 정확성과 소비자 신뢰를 들었다. 다이아몬드 위원회는 보고서에서 합성 다이아몬드가 실험실에서 자라는 것이 아니라 공장에서 산업 공정으로 제조된다고 지적했다. ‘랩그로운’이라는 표현이 제품에 과학적 이미지를 부여하고, 천연석과 합성석의 구분을 모호하게 하며, 소비자가 천연석의 희소성을 합성석에도 적용해 오해할 수 있다고도 봤다.
우디 셰인탈 다이아몬드 위원회 위원장은 “이건 마케팅 문제가 아니라 소비자에게 진실을 말하는 문제”라며 “합성 다이아몬드는 공장에서 기계에 의해 산업 공정으로 제조된다”고 말했다.
총회를 앞두고 반대 의견도 있었다. 연맹 내부의 랩그로운 다이아몬드 위원회(LGDC) 톰 채텀 등 여러 사람들이 서한과 메일을 통해 “소비자가 15년간 익숙해진 용어를 바꾸면 혼란이 커질 수 있다”며 ‘랩그로운’ 유지를 주장했다.
가에타노 카발리에리 CIBJO 총재는 현장에서 "부재자는 언제나 틀렸다"며 회의에 불참한 사람들의 의견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다만 셰인탈 위원장은 “블루 북은 살아있는 문서”라며 합성 업계가 참여하면 재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각국에서 ‘합성’ 표기 도입 이어져
최근 각국 기관에서도 ‘합성’표기를 도입하는 움직임이 있었다. 러시아는 합성 다이아몬드 보석의 ‘합성’표기를 규정하고 중량을 캐럿이 아닌 그램으로 표시하도록 했다.
프랑스는 2002년부터 ‘합성’표기를 법으로 규정하고 있다. 아프리카 다이아몬드 생산자협회(ADPA)는 지난 5월 각료회의에서, 인도 표준청(BIS)은 올해 초 각각 ‘합성’ 표기를 정했다.
미국 보석감정연구소(GIA)는 지난해부터 합성 다이아몬드 감정서에 별도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 미국보석무역협회(AGTA)는 회원사에 ‘합성’ 또는 ‘인공(man-made)’ 표기를 의무화했다.
영국 런던다이아몬드거래소도 최근 회원사에 ‘합성’ 표기를 권고했고, 세계다이아몬드거래소연맹(WFDB)의 지난 7월 싱가포르 총회에서도 ‘합성’ 표기를 지지하는 결의가 있었다.
반면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는 ‘합성’과 ‘랩그로운’, ‘랩크리에이티드’를 모두 허용하고 있다. AGTA는 2028년으로 예정된 FTC의 보석 가이드 개정 때 2018년 결정 변경을 요청할 계획이다.
자료/ CIBJO. J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