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석 감정·설계·제조·리테일까지 AI기술 전면 확산
CIBJO 파리총회 모인 전문가들 “지금 시작하라”
지난 10월 27일부터 29일까지 열린 2025년 파리 국제주얼리협회연맹(CIBJO) 총회에서 전 세계 주얼리·보석 산업 전문가들이 모여 인공지능(AI)이 산업 전반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폴리곤(Polygon) 설립자이자 IcecapAI 대표 자크 부어히스는 AI 시대가 “닷컴 혁명과 같은 대전환기”라고 강조했다. 그는 “전자상거래가 소매 마진을 깎아냈다면, AI는 비용을 낮추어 오히려 이익률을 높이는 기술”이라며 “웹사이트에 ‘영업사원’을 두는 것이 가능해진 시대”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업계 전반에 즉각적 실험과 도입을 권장했다. “AI 도입 아이디어가 없다면 ChatGPT에 ‘내 비즈니스에 AI를 어떻게 적용할까?’라고 물어보라. 20페이지짜리 전략 제안서가 바로 생성될 것이다.”
사린테크놀로지(Sarine Technologies) CEO 데이비드 블록은 가장 먼저 변화가 일어나는 분야로 다이아몬드 감정을 꼽았다. 감정 업무는 반복·결정적 구조로 AI 자동화에 적합하다. “AI는 감정사의 반복 업무를 대체하게 될 것이며, 이는 시간문제이다. 전환 과정은 단계적으로 진행되며, 기존 인력은 더 높은 숙련이 필요한 역할로 이동할 것이다.
블록은 “과거 다이아몬드 세공기사 3천개의 일자리가 사라졌지만 이를 대체한 산업에는 5만 개 이상 새로운 직무가 생겼다”며 AI 전환의 파급 효과를 긍정적으로 봤다.
구벨린 보석감정소의 매니징 디렉터 다니엘 나이훼러는 이미 감정 현장에서 AI가 정확도와 효율성을 크게 높이고 있다고 소개했다.
AI는 미량 원소 패턴 분석 등 반복 업무를 자동 수행한다. (예: “가열 처리 여부 98.3% 확률로 ‘비가열’ 판단” → 감정사는 30초 ‘합리성 점검’만 수행) 그 결과 감정 인력은 현장조사·연구·장비 유지·후배 교육 등 전문성과 창의성 중심 업무로 복귀할 수 있다.
나이훼러는 “AI 도입으로 효율성은 크게 높아졌고, 인재들은 본래 교육받은 ‘진짜 일’을 할 수 있게 되었다”고 말했다.
프랑스 제조업체 MCGP 대표 마리-크리스틴 그록 파뤼트 는 “주얼리는 감성의 상품이며 AI가 이를 완전히 대체하진 못한다”고 전제했다. 그러나 그는 AI가 반복 업무 자동화, 분석·의사결정 보조, 정확도 향상, 장인 기술 전승 및 교육 등에서 팀 역량을 폭발적으로 확장하는 도구라고 강조했다.
블록 CEO는 AI가 특히 중소·독립 주얼러의 경쟁력 강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AI를 통해 판매 데이터 분석, 웹사이트 방문자 행동 추적, 고객 취향 기반 추천, 수요 예측 및 재고 관리가 가능해지며, 이는 대형 그룹과의 격차를 줄이는 핵심 도구가 될 전망이다.
Key & Co. 대표 존 키는 AI의 개인화 능력을 강조했다. “AI는 전 세계 70억 명의 소비자를 각각 개별적으로 분석해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이는 인간 조직으로는 불가능한 영역”이라고 말했다.
패널들은 AI의 잠재력 못지않게 책임·윤리·규제 필요성도 지적했다. Initiatives in Art and Culture 설립자 리사 쾨니그스버그는 “AI는 인간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 역량을 증폭하는 도구로 사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드비어스 CCO 마히아르 보르한주는 “AI는 서서히 진행되는 ‘메타모르포시스(진화)’이며 갑작스러운 전환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번 총회의 핵심 메시지는 다음과 같다.
▲AI는 감정·제조·연구·판매·고객관리 등 모든 단계를 혁신할 것이다. ▲반복 작업은 자동화되고, 인력은 고급 업무로 재배치 될 것이다. ▲데이터 기반 경영·초개인화 마케팅이 산업 표준으로 정착된다. ▲기술 전환은 필연적이며, 준비하는 기업만이 경쟁력을 갖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