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평가된 안전자산 인식 확산... 올 초 대비 35% 급등
전기차·반도체 등 산업용 수요 증가도 상승세 뒷받침
올해 은 가격이 금과 비트코인을 제치고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하면서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7월 25일 기준 국제 은 현물은 전날 오후 6시(트레이딩뷰 기준) 1트로이온스당 39.07달러에 거래됐다. 연초 대비 35.27% 상승한 수치다. 이는 지난 2011년 이후 14년 만에 최고 수준이다.
같은 기간 국제 금 현물과 비트코인은 각각 29%와 27% 올랐다. 통상 세 자산 중 상승률이 가장 낮았던 은이 올해는 이례적으로 역전한 것이다. 과거 대부분의 기간에서 연간 상승률 기준으로 비트코인, 금, 은 순으로 높았다.
전문가들은 올해 은 가격 급등의 주요 원인으로 ‘저평가된 안전자산’에 대한 투자 수요 확대를 꼽는다. 금은 비싸고 비트코인은 변동성이 크다는 인식이 퍼지며 상대적으로 진입 장벽이 낮은 은이 개인과 기관 투자자 모두에게 대체 투자수단으로 각광받고 있다.
실제로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서는 은 관련 미결제약정과 대규모 거래량이 급증하고 있다. 이는 기관 자금의 대규모 유입과 투기적 수요 증가를 반영한다는 분석이다.
은의 산업 수요 증가도 가격 상승을 견인했다. 은은 전기 전도성이 가장 높은 금속으로 전기차, 태양광 패널, 반도체 등 신성장 산업에 핵심적으로 사용된다. 산업용 수요가 전체 은 수요의 절반에 달한다.
은 전문기관인 실버 인스티튜트(Silver Institute)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은 산업 수요는 6억8050만 온스로 4년 연속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올해는 7억 온스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공급은 5년 연속 수요를 밑돌고 있어 구조적 공급 부족도 가격 상승을 자극하고 있다.
향후 은 가격은 더 오를 가능성도 제기된다. 글로벌 투자은행 씨티그룹과 맥쿼리는 내년까지 은 가격이 온스당 최대 43달러에 이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