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3 백화점 주얼리 매출 30% 이상 급증
가방 성장세 추월... 결혼식 증가도 한 몫
코로나19 이후 보복 소비 등으로 명품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새로운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종전 소비자들의 주된 구입 품목은 루이비통, 샤넬 등으로 대변되는 명품 가방이었다.
하지만 최근 하이엔드 주얼리와 시계에 대한 소비자들의 수요가 급속도로 늘고 있다. 상류층과 중산층을 포함해 최근 젊은 세대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고객층을 형성하고 있다.
매체에 따르면 주요 백화점들의 지난 2분기 명품 주얼리 및 시계 매출이 전년동기대비 30% 이상 증가했다. 롯데백화점은 30%, 신세계백화점은 33.9%, 현대백화점은 35.8% 등 빅3 백화점 모두 명품 주얼리 및 시계 매출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명품 주얼리 및 시계는 90%가 이탈리아, 프랑스, 미국과 스위스에서 수입되어 유통된다.
무역협회가 지난 8월 발표한 주얼리 제품의 수입은 상반기 기준 5억 3,63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8.7% 성장률을 보여줬다. 작년 보복소비 트렌드 확산으로 62.0%의 성장세에 이어, 올해에도 백화점을 중심으로 하는 수입 주얼리 유통시장은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특히 올여름 바캉스룩에 주얼리로 포인트를 주는 트렌드가 유행하자 매출 신장세는 더욱 뚜렷하다고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롯데백화점의 경우 웨딩페어 등을 진행한 결과 지난 7월에만 40%에 육박하는 명품 주얼리 및 시계 매출 신장세를 달성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소비자들 사이 명품이 흔해지면서 더 이상 인기있는 명품을 보유한 것만으로는 돋보이기 어렵단 생각이 커진 것 같다”며 “그래서 쉽게 보이는 명품백이 아니라 주얼리와 시계에서 더 비싼 것, 새로운 것을 찾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 명품 가방보다 빠른 성장 속도
백화점 업계에서는 오픈런 등 명품 가방 열풍이 지난 2~3년 동안 휘몰아친 것과 달리 최근에는 명품 주얼리와 시계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는 분석이다.
갤러리아백화점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VVIP고객(연 2,000만원 이상 구매)의 명품 주얼리·시계 매출은 전년 대비 69% 이상 신장했다. VIP고객들의 전체 매출에서 명품 주얼리·시계 매출 비중은 22%로 전체 고객의 명품 주얼리·시계 매출 비중인 16%보다 6% 포인트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2020년도 대비 VIP고객의 전체 매출에서 명품 주얼리·시계의 비중은 14%에서 22%로 증가했다. 이는 같은 기간 6% 늘어난 샤넬, 루이비통 등 명품 잡화 카테고리의 성장률보다 높은 수치다. 특히 연간 1억원 이상 구매한 VVIP 고객일수록 이런 추세가 더욱 두드러졌다.
올 하반기 글로벌 인플레이션 우려와 금리인상, 각종 투자자산 하락 등의 환경 변화로 명품 시장의 성장 속도가 둔화될 것이란 시각과는 다소 다른 현실이다.
백화점 관계자는 “과거 코로나 보복소비로 폭발적인 성장에 비교하면 당연히 성장폭이 줄어든 게 맞지만 명품 브랜드에서 양극화가 심화되는 경제 상황을 인지하고 앞다퉈 상위 라인을 강화하면서 보석과 시계가 각광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여기에 거리두기 등으로 미뤄졌던 결혼식이 증가하며 예물이나 증여 목적 등을 위해 시계나 보석류를 찾는 고객이 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