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불안정성에 안전자신으로 투자심리 이동

금값이 올해 들어 최고치를 기록했다. 최근 가상화폐 투자 붐을 일으켰던 비트코인이 4,600만원대에서 횡보하며 최고가 대비 절반이상 하락한 가운데 지난달부터 반등을 시작한 금 가격은 연일 최고치 경신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주요언론들의 보도에 따르면 가상화폐의 변동성 확대로 위험자산 선호심리가 약화하는 가운데 상대적으로 안전한 금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시장의 투자 트렌드가 ‘공격적인 수익률’에서 ‘안전자산’으로 빠르게 이동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지난 5월 26일 한국거래소의 KRX금시장에서 1㎏짜리 금 현물의 1g당 가격은 종가 기준 6만8,430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일 대비 0.62% 오른 것으로, 올해 들어 최고치다. 직전 최고치는 지난해 11월9일에 기록한 7만140원이다.
국제 금 시세는 종가 기준 온스 당 1,905.55달러로 1,900선을 다시 넘어섰다. 전 고점은 지난 1월 8일 1907.42달러다.
금값은 지난해 8월 역대 최고치인 7만8440원까지 올랐다.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될 기미가 보이지 않자 투자자들이 안전한 피난처로 여겨지는 금으로 몰려든 것이다. 현물 금 가격은 지난해 들어서 8월까지 30% 넘게 급등했다.
올해 초에는 다소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였던 금 가격은 3월 말 6만1400원까지 떨어졌지만, 지난달 반등에 성공했고 이달 들어서는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시장에서는 금값 반등세가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급락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강화된 영향으로 보고 있다.
비트코인은 지난달 14일 역대 최고치(8,148만7000원)까지 올랐지만 미국 전기자동차 기업 테슬라의 비트코인 결제 중단 소식에 이어 중국과 미국의 규제 움직임 등에 한달여 만에 반토막 수준까지 하락했다.
게다가 테슬라의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의 일관성 잃은 발언으로 변동성이 커지더니 한때 3,000만원대까지 떨어지면서 투자자들의 원성이 고조됐다.
가상화폐 거래소 빗썸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현재 1비트코인은 24시간 전보다 1.52% 내린 4,656만2,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시가총액 2위 가상화폐인 이더리움은 4.61% 내린 331만4,000원이며, 도지코인은 5.19% 내린 403.6원을 가리키고 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금 가격이 강세를 보이는 것은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와 금리 안정화, 달러 약세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이다”며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던 가상화폐 시장이 침체기에 들어설 조짐을 보이면서 안정적인 수익을 거둘 수 있는 금의 투자 매력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고 전했다.
정재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