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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험정신 충만한 도전적 아티스트


타팽(Taf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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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와 현대성이 어쩌면 이렇게도 잘 융합되어 있을까?” 

제임스 타팽 드 지방시(James Taffin de Givenchy)의 주얼리를 볼 때마다 드는 생각이다. 독특한 성(姓)씨에서 눈치챘겠지만, 그는 패션 디자이너 위베르 지방시의 친조카다. 자신이 창의성으로 저명한 가문 출신이라는 점을 무거운 왕관이 아닌 운명적인 DNA로 즐기고 있다는 사실은 더욱 흥미롭다. 

 

타팽에게 주얼리란 하나의 건축물을 완성시키는 작업이다. 아니, 조각을 맞추는 퍼즐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이다. 

프랑스에서 태어났지만 어린 시절부터 열정과 다양성의 도시 뉴욕에 사로잡힌 타팽은 FIT에서 그래픽 디자인을 전공했다. 졸업 후에는 잠시 지방시 플래그십 스토어를 운영한 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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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경매회사 크리스티의 주얼리 부서에 근무하면서 본격적으로 주얼리의 구조적이고 다양한 매력에 빠지게 된다.

하루는 작은 아버지인 위베르 지방시를 크리스티에 초대했는데 위베르는 수많은 하이 주얼리 중에서 거대한 보석이 아닌 베르두라(Verdura)의 나뭇잎 모양의 브로치에 매료되었다. 이를 계기로 타팽은 주얼리의 예술성을 감상하는 법과 보는 관점을 바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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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1980년대 초 베르두라의 부사장으로 자리를 옮긴 후 ‘원 오브 어 카인드’ 주얼리에 전념하기 시작했다. 베르두라가 남긴 드로잉을 통해 진정한 주얼리에 대한 열정을 고취시킨 후 1996년에 독립하여 뉴욕 매디슨 애비뉴에 자신의 이름으로 살롱을 열었다. 그 후 지금까지 전 제품의 80%를 맞춤제작으로 전개하면서 고객과 1:1로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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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에는 소더비 다이아몬드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합류해서 180개 이상의 유일무이한 주얼리를 디자인했다. 보석의 한계를 넘어선 디자인으로 소더비 다이아몬드의 미래에 대한 청사진을 제시했다는 호평이 이어졌다. 

 

 2011년부터는 온전히 자신의 작품에만 몰두하며 독창적인 조각적 디자인과 위트 어린 감성으로 동시대의 하이 주얼리 세계에서 차별화된 모습을 선도하는 중이다.

 

그는 새로운 것에 실험적으로 도전하는 것을 즐긴다. 세라믹, 고무, 심지어 소총에서 재활용한 강철 등 예상치 못한 재료를 사용해 예술적인 오브제로 재탄생시키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다이아몬드를 청동에, 루벨라이트를 알루미늄에 세팅하는 등 보통의 하이 주얼리 디자이너들은 시도하지 않을 재료의 조합을 열렬히 사랑하는 ‘아티스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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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팽은 컬러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 가장 활기가 넘친다. 토마토 레드와 초콜릿 브라운을 가장 좋아한다는 그는 스피넬, 만다린 가넷, 파이오 오팔 등 붉은 계열의 보석을 수집하고 있다. 요즘에는 세라믹을 새롭게 적용하는 방식에 대해서도 연구하는 중이다. 

 

그에게서는 20세기 초 파리의 화려함과 21세기 뉴욕의 현대적인 스타일을 모두 발견할 수 있다. 아마도 선대에게 물려받은 예술적인 유전자를 바탕으로, 기성 시인과는 다른 문법으로 시를 쓰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윤성원/

한양대학교 공학대학원 보석학과 겸임교수.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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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20-12-15 15: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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