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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보석 시장은 전례 없는 변화를 맞고 있다. 오랜 시간 희소성과 영원함의 상징이었던 다이아몬드 산업에 랩 그로운 다이아몬드(Lab-Grown Diamond)가 본격적으로 자리 잡으면서, 기존의 가치 체계가 재편되고 있다.

 

특히 GIA(미국보석감정원)가 랩 그로운 다이아몬드에 정식 감정서를 발급하면서 신뢰성을 높였고, 드비어스(De Beers) 같은 세계 최대 다이아몬드 기업이 생산과 판매에 뛰어들면서 이 흐름은 단순한 트렌드 룰(Trend Rule)을 넘어 보석산업 전반에 영향을 미치게 되었다. 랩 그로운 기술 발전과 소비자 인식 변화는 천연 유색보석 시장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랩 그로운 다이아몬드의 급성장 배경은 MZ세대 중심의 소비 가치관 변화다. ‘같은 가격이면 더 크고 깨끗한 스톤을 선택하겠다’는 실용성, 블러드 다이아몬드 논란이 없는 윤리적 소비, 지속 가능한 생산이라는 시대 요구가 랩 그로운 보석을 ‘합리적 대안’으로 만든 것이다. 이러한 소비 패턴은 천연 유색 보석에도 어김없이 적용되고 있다. 

 

루비, 사파이어, 에메랄드 등 전통적으로 ‘희소성’과 ‘천연’에 가치를 두었던 보석 시장이 랩 그로운 생산 기술의 비약적인 발전으로 중저가 제품부터 서서히 대체되고 있다. 

 

특히 일반 소비자가 육안으로 감별하기 어려운 고품질 랩 그로운 유색 보석이 이미 합리적인 가격으로 공급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차별성이 부족한 천연 보석은 가격 경쟁력에서 랩 그로운 제품에 밀리며 가치 하락이 불가피하게 되었다. 

 

그러나 일부 희귀한 스톤과 산지를 분명히 입증할 수 있는 보석은 예외다. 예를 들어 토르말린 변종인 파라이바(Paraiba), 미얀마 루비, 스리랑카 사파이어, 콜롬비아 에메랄드처럼 희귀성과 전통적 가치가 있는 스톤은 오히려 프리미엄 시장에서 더욱 강한 존재감을 가질 수 있게 되었다. 

 

결국, 천연 유색보석의 생존 전략은 ‘희소성, 확실한 산지 증명, 신뢰할 수 있는 감정, 공급망의 투명성(윤리적 채굴)’ 등이다. 이것은 선택이 아닌 필수충분 요건으로 자리 잡을 때 가능할 것이다. 

 

아무튼, 랩 그로운 다이아몬드와 랩 그로운 유색보석 시장의 활성화는 세계 천연 보석산업의 가치 기준을 근본적으로 뒤흔들고 있다. 저렴한 가격과 친환경 이미지를 앞세운 인공 보석이 빠르게 시장을 잠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천연 다이아몬드뿐만 아니라 천연 유색보석 역시 ‘천연이라서 무조건 가치가 있다’라는 기존의 방식은 더 이상 기대하기 어렵게 되었다. 

이 시점에서 천연 보석업자들은 천연 보석만의 장점을 무기로 재도약을 위한 ‘스토리 텔링’에 집중해야 할 것이다. 

 

“언제든지 만들 수 있는 합성 보석과는 달리, 천연 보석은 수억 년 동안 대자연의 힘이 빚어낸 보물이며, 인위적으로 대체할 수 없는 희귀하고 아름다우며, 천연 보석을 소유하는 순간부터 그 가치를 빛나게 하며, 시간이 지날수록 희소성은 더욱 높아져 투자 가치까지 겸비한 것이 바로 천연 보석의 진정한 매력이다” 라는 것을 어필해야 한다. 

 

또한 하이엔드 시장(High end market)을 겨냥한 명품화 전략과 투자 가치를 부각해 프리미엄 이미지를 유지해야 한다. 

 

이제는 랩 그로운과 천연 보석은 대립 구도가 아니라 가격대와 용도에 따라 공존할 수밖에 없다. 그 속에서 진짜 프리미엄의 자리를 차지할 주인공은 바로 천연 유색 보석이다. 

 

앞으로 어떤 식으로 든 천연 유색 보석의 진정한 가치를 입증하지 못하면 살아남기 어려운 시대가 되었다. 위기와 기회는 늘 함께 존재한다. 급변하는 시장을 위협으로만 보지 말고 오히려 새로운 가치 창출의 기회로 삼는 것이 유색보석 업계에 주어진 큰 과제다. 


박준서 

젬프라이즈 대표·前 한국보석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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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25-07-16 12:0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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