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아몬드의 합성 방법
다이아몬드는 고유한 결정구조로 인한 우수한 물리적 특성을 가지고 있기에 산업적 응용을 위한 관심의 대상이 되어왔으며, 지난 반세기 동안 합성 다이아몬드를 제조하기 위해 끊임없는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합성 다이아몬드를 제조하는 방법에는 크게 두 가지가 있는데 일반적으로 많이 알려진 고온고압(HPHT) 방법과 최근에 비약적인 기술 발전을 가져온 CVD라 불리우는 화학기상층착 방법이다.
HPHT 합성 다이아몬드의 제조사
HPHT 방법을 이용해 처음으로 산업용 합성 다이아몬드 생산에 성공한 곳은 1953년에 스위스의 전기회사(SAEA)였으나 그 업적을 알리지 않았고, 다음해인 1954년 제너럴 일렉트릭(GE)에서 다이아몬드 합성에 성공했음을 처음으로 공포하였다. 초기에 합성된 다이아몬드는 대부분 공업용으로 사용되었으며 보석용으로 사용될 수 있을 정도의 품질에 미치지 못하였지만 최근에는 합성 기술의 급격한 발전으로 인해 다양한 색의 고품질 다이아몬드가 주얼리 시장에서 판로를 찾고 있다. 현재 AOTC, Sumitomo, Chatam, Gemesis(현재 Ⅱa Technologies) 등의 회사에서 1~3캐럿의 보석용 합성 다이아몬드가 생산되고 있으며, 이 외에 중국, 독일, 러시아, 인도, 우크라이나, 미국, 대만 등의 알려지지 않은 곳에서도 합성 다이아몬드가 제조되고 있다.
CVD 합성 다이아몬드 제조사
HPHT 방법과는 다른 방법인 CVD 합성 다이아몬드는 현재 Scio Diamonds, Taidiam, Pure Grown Diamonds, Washington Diamonds 등의 회사에서 생산하고 있다. CVD 방법으로 제조된 합성 다이아몬드는 2000년대 초반 0.1~0.3 캐럿 정도였으나 2013년에 이르러 1~2캐럿의 합성 다이아몬드가 등장하였으며, 현재까지 연마된 보석용 무색 CVD 합성 다이아몬드의 최대 크기는 미국 Pure Grown Diamond (구 Gemesis)가 생산한 3.04캐럿의 I 컬러 SI1등급과 2015년 9월에 HRD 앤트워프에서 감별한 3.09캐럿의 CVD 합성 다이아몬드 이다.
10캐럿 합성 다이아몬드가 국내 전시장에 등장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소재한 New Diamond Technology(이하 NDT)는 2015년 3월 타입Ⅱa의 32.26캐럿 합성 다이아몬드 원석을 만드는데 성공하였으며, 이 합성 원석은 미국 라스베가스 쇼에서 공개되면서 10.02캐럿의 E 컬러 VS1등급으로 연마되었다. 10.02캐럿의 합성 다이아몬드는 7월 국내에서 개최된 2015 한국주얼리페어 기간 중 전시되기도 하였다.
제조방식은 다르지만 1여년의 기간에 3캐럿 대에서 무려 10캐럿 대의 합성 다이아몬드를 현실로 접하게 되었다는 것에 다이아몬드 업계는 적지 않게 술렁이고 있다.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NDT는 10캐럿 대의 합성 다이아몬드를 만들어 낸 기술을 통해 향후 40~50캐럿의 다이아몬드를 합성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미보석감정원(원장 김영출 박사) 첨단보석분석연구소에서는 10.02캐럿의 합성 다이아몬드와 동일한 기술과 방법으로 제조된 NDT사의 합성 다이아몬드의 보석학적, 분광학적 특성을 분석함으로써 천연 다이아몬드와 구분 가능한 특징을 살펴보고자 한다.
4개의 NDT 합성 다이아몬드, 실험 조건
이 연구를 위해 NDT로부터 4개의 연마된 HPHT 합성다이아몬드를 NDT사로부터 공급받았다(그림3). 샘플의 중량은 0.25부터 0.39캐럿까지 분포하며 모두 라운드 브릴리언트 컷으로 연마되었다. 보석학적 검사인 형광과 인광 반응 검사를 위해 자외선 장파(365nm)와 단파(254nm)에서 각각 측정하였으며, 전기 전도성 테스트를 위해 전류가 흐르는 평평한 금속판 위에 샘플을 놓은 후 probe를 샘플의 다양한 곳에 접촉하며 실험하였다. 적외선 영역의 분광학적 특성을 분석하기 위해 중적외선과 근적외선 영역에서 측정하였다.
한편 다이아몬드 내의 PL(Photoluminescence) 특성을 분석하기 위해 한미감정원에서 자체 제작한 극초저온(영하 265℃) PL 시스템을 사용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다이아몬드 내 결함센터의 존재 및 변화의 특징을 관찰하기 위해 2.54eV (488nm)의 광원을 사용하였다. 에너지가 더욱 낮은 다양한 결함센터의 측정을 위해 2.41eV (514.5nm)의 광원을 겸하여 사용하였다. 상온에서는 열적 요인에 의해 미세한 결함 준위를 찾기 어렵기 때문에 액체 헬륨 폐쇄회로 냉각기(LHe closed cycle refrigerator system, CCR)를 가동하여 영하 265℃에서 실험하였다.
자외선 형광과 인광 반응
자외선 형광 반응 측정 결과 4개의 NDT 합성 다이아몬드 중 1개의 샘플에서 자외선 장파(365nm) 보다 자외선 단파(254nm)에서 보다 강한 반응을 보였고 나머지 샘플에서는 자외선 단파에서만 반응하였다 (표1). 인광 반응은 4개 샘플 모두에서 관찰되었다 (표2). 일반적으로 천연 다이아몬드는 자외선 단파보다 장파에서 보다 강한 반응을 보이며, 인광 반응은 천연 다이아몬드에서 거의 발견되지 않는다.
다이아몬드 타입과 전기 전도성
근적외선, 중적외선 영역의 흡수 스펙트럼을 관찰하면 다이아몬드 내의 질소(N), 붕소(B), 수소(H) 결함 특성 존재 여부를 알 수 있다. 특히 중적외선 영역에서 질소 결함 및 붕소 결함과 관련하여 다이아몬드의 타입을 분류 할 수 있는데, 질소 결함이 존재하면 typeⅠ, 질소 결함이 존재하지 않으면 typeⅡ로 분류한다.
질소 결함이 존재하지 않으며 붕소 결함이 존재할 때는 typeⅡb로 분류된다. 천연 다이아몬드의 대부분(약 98%)에 존재하는 질소 불순물은 중적외선 영역의 1,100~1,500cm-1에서 흡수스펙트럼이 나타나며 질소 결함의 종류에 따라 흡수되는 양상도 다르다.
고온고압 방법으로 합성된 다이아몬드는 대부분 질소 결함이 고립되어 존재(탄소 원자 사이에 질소 원자가 하나씩 배열된 상태를 의미한다)하는 typeⅠb 다이아몬드이지만, 결정성장 중에 질소 불순물의 혼입을 막아 typeⅡa 다이아몬드를 제조하거나 붕소를 혼입하여 typeⅡb 다이아몬드로 합성하기도 한다.
천연 다이아몬드에서도 typeⅡb 다이아몬드는 존재하며, 이때 다이아몬드 내에 존재하는 붕소 결함으로 인해 전기 전도성(electrical conductivity)을 갖는다. NDT에서 합성된 4개의 다이아몬드도 천연 다이아몬드와 같이 전기 전도성을 가지고 있었으며 측정한 결과를 표2에 나타내었다. 전기 전도성은 팬시 블루 다이아몬드에서 높게 측정되었다.
붕소로 인해 색을 띠는 블루 다이아몬드
본 연구에서 측정된 NDT의 4개의 합성 다이아몬드는 모두 질소 성분이 거의 없고 붕소 성분이 존재하는 typeⅡb 다이아몬드로 드러났다.
그림4의 적외선 스펙트럼에서 볼 수 있듯이, 2928, 2802, 2455 cm-1에서 나타나는 밴드는 붕소 원자의 전이가 원인이 되어 나타난다. 때문에 이들 밴드의 존재는 typeⅡb 다이아몬드의 중요한 증거이다. 더불어 1332 cm-1에서도 밴드가 존재하는데 이는 붕소 원자에 의한 격자진동으로 인해 나타나며 2928, 2802, 2455 cm-1의 밴드가 존재하는 경우 1332 cm-1 밴드는 반드시 발견된다. 특히 2928과 2455, 1332 cm-1 밴드는 팬시 블루 컬러를 가지고 있는 샘플(NDT_S03, S04)에서 더 두드러지는 경향을 보였다. 이는 붕소와 관련된 격자진동이 두드러질수록 블루 컬러의 채도가 증가함을 의미한다.
또한 거의 무색에 가까웠던 NDT_S01과 NDT_S02 샘플에서 붕소와 관련된 밴드가 존재한 것은 다이아몬드 성장과정 중 소량의 붕소를 혼입함으로 거의 무색에 가깝게 보이게 하기 위한 의도가 있을 것으로 여겨진다. 예로부터 코팅 처리에서도 무색에 가깝게 보이게 하기 위해 블루 코팅을 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는데, 이는 보색에 의한 착시 효과를 이용한 것이다.
NDT 합성 다이아몬드 내에 존재하는 원자 레벨 결함의 특성
그림5는 514.5(green laser)와 488(blue laser)에서 여기된 에너지를 사용하여 얻어진 NDT 합성 다이아몬드의 PL 스펙트럼이다. 503.2nm의 H3 센터와 574.8nm의 (N-V)0에서만 매우 약한 크기의 PL 특성이 존재할 뿐, 일반적으로 천연 다이아몬드에서 볼 수 있는 3H, H4, GR1 센터와 같은 다양한 결함 센터는 발견되지 않았다.
한미감정원 연구소의 분석에 의하면 천연 typeⅡa 다이아몬드에서 H3 센터는 중간 이상의 크기로 약 98% 확률로 발견됨을 밝혀 해외 학회에서 검증 받은 바 있다. 또한 필자의 경험으로 볼 때 천연 다이아몬드에서 H3 센터가 약하게 존재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따라서 PL 특성에서 매우 약한 H3 센터를 가진 경우는 합성 다이아몬드의 징후로 여겨도 무방할 듯하다.
실리콘(Si)과 관련된 결함의 발견
4개중 1개의 샘플(NDT_S01)에서 H3, (N-V)0센터와 더불어 737nm에서 (Si-V)-와 관련된 결함이 발견되었다(그림6). (Si-V)-와 관련된 결함은 기존에 발표된 대부분의 CVD 합성 다이아몬드에서 발견된다고 알려진 바 있다. 간혹 천연 다이아몬드에서 발견되었다는 보고도 있지만 극히 드물게 발견되기에 (Si-V)-와 관련된 결함이 발견된다면 합성 다이아몬드 가능성이 있음을 인지해야 한다.
천연 다이아몬드에서도 그렇지만 HPHT 합성 다이아몬드에서 (Si-V)-와 관련된 결함이 발견되었다는 보고 또한 드물다. CVD 합성 다이아몬드의 경우 (Si-V)-의 결함은 Si 윈도우와 같은 성장 반응기 내의 Si와 관련된 부분이 에칭되며 생성되듯이 NDT의 합성 다이아몬드에서의 (Si-V)-의 결함 또한 성장 반응기 내의 Si와 관련된 부분의 에칭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여겨진다.
결론
보석용 합성 다이아몬드의 성장 기술은 현재 비약적인 발전을 이루고 있다. 때문에 일반적인 보석학적 검사들로 새롭게 개발되는 합성 다이아몬드를 구별해 내는 것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성장 기술이 발전하고 새로운 기법이 등장할 때 마다 나타나는 분광학적 특성도 다양하게 발견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PL과 같은 분광학적 검사는 천연 다이아몬드와 합성 다이아몬드를 식별 가능하게 한다. 이러한 이유로 합성 다이아몬드 분석 결과를 지면을 통해 공유하는 것은 국내 다이아몬드 연구 및 천연 다이아몬드 시장 수호에 큰 의의가 있다고 본다.